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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스토리

음악자유구역 -무지크스 리터라투렌- (시놉시스)

  • 작성자
    조현아
  • 참여자
    조현아
  • 작성일
    2021-09-23
  • 세부분야
    소설
  • 조회수
    107
  • 최종수정일
    -
  • 해시태그
    # 음향기기 # 유사과학 # 오타쿠
이어폰/헤드폰과 같은 음향기기는 본인이 듣는 소리가 실제로 어떤지 타인에게 입증하기 힘들기 때문에 청자들의 ‘느낌’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리뷰를 씁니다. 그리고 바로 그 ‘증명할 수 없는 영역’ 혹은 ‘공유할 수 없는 감각’이 맹점이 되어 사람들은 ‘더 좋은 소리’를 듣기 위해 근거 없는 행위를 시도하며, 어떤 판매자는 그러한 행위를 부추깁니다. 최신기술이 집약된 테크기기를 사용하면서 근거 없는 지식이 사용되고, 재생산되는 모습을 단편소설을 통해 그리고자 했습니다.

[줄거리]

 

김선우는 얼마 전 보급형에서 가장 최근에 나온 플래그십으로 핸드폰을 바꾸었다. 코덱이 지원되는 스마트폰으로 무손실 음원 스트리밍을 시작하는데, 전혀 달라지지 않은 음질에 실망하고 만다. 그 이유를 찾기 위해 김선우는 인터넷 카페인 ‘음악자유구역’에 가입한다. 등업을 위해 카페 활동을 활발히 하다 매주 금요일 밤에 올라오는 ‘알트-헥사고니아’ 음악 감상회 후기를 보고 강한 흥미를 느껴, 그다음 주 금요일 19시에 세운상가에 입주한 ‘알트-헥사고니아’를 찾아간다. 

 

 ‘알트-헥사고니아’는 세운상가 3층에 입점한 프리미엄 청음샵이다. 그는 그곳에서 전시 중인 커널형 이어폰을 발견한다. 이곳에서는 커널형 이어폰의 수리뿐만 아니라 해외의 헤드폰과 DAP(Digital Audio Player- MP3 플레이어의 고급형 기기), DAC(Digital to Analog Converter), 그리고 중고 커널형 이어폰에 끼우던 이어폰 팁, 심지어 커스텀 케이블까지 음악감상에 필요한 많은 것들을 판매하고 있었는데, 마니악한 제품들도 음향기기 마니아에게 인기 있었지만 이곳에서는 매주 금요일마다 열리는 음악자유구역이야말로 진정한 마니아가 되기 위한 통과 의례로 가장 중요한 행사였다.

 

 그 주의 음악자유구역이 개최되고, 사람들은 모여서 한연태가 추천하는 헤드폰과 커스텀 케이블을 사용해서 음악을 감상하는 시간을 가진다. 김선우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노이즈캔슬링기능이 달린 헤드폰에서 들리는 웅장한 소리에 감동 받고 알트-헥사고니아의 단골이 된다.

 

 시간이 흐르며 김선우는 정지현과 사귀게 되는데, 정지현은 가족이 음악을 하는 탓에 음향기기를 잘 알고 있다. 남자친구의 취미생활에는 별 관심 없지만 언니의 두 번째 앨범이 차트에 오른 것을 축하하기 위해 남자친구와 함께 알트-헥사고니아에 들렀다가, 음악 감상회에 참여하게 된다.

 

 평소에도 특정한 소리 구역을 잡아내지 못하고 음악 자체에만 흘려듣던 정지현은 그들의 표현과 섬세한 어휘를 전혀 이해 못 한다. 정지현에 비해 남자친구는 화려한 수사를 붙여가며 자기 감상기를 늘어놓는다. 정지현은 그 묘사가 익숙하지 않아, 자기 나름대로 음악에 관심을 보였지만 옆에 앉은 다른 마니아가 비아냥거리는 소리를 듣고 만다. 정지현이 그와 다투며 음악 감상회 분위기를 망치자 한연태는 모두 파한 가게에서 정지현과 김선우만 남겨놓는다. 좋지 않은 소리라도 들을까 잔뜩 긴장한 것이 무색하게, 그는 가게 창고에서 상표가 없는 헤드폰을 가지고 나온다. 그것은 한연태가 본인의 이상을 추구하며 직접 설계하고 제작한 것들인데, 정지현만큼 솔직한 사람이라면 청음 시켜 볼 만하다고 판단한 것. 정지현은 아까 들은 것보다 훨씬 좋다고 솔직하게 말한다. 그 평과 동시에 한연태가 왜 기계를 만지는지 물어본다.

 

 “저는 음악의 오리지널을 재생시키고 싶습니다.”

 

 한연태는 자신의 이상을 설명한다. 음악감상이 인간의 신체와 정서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는 활동이라면, 그 음악을 전하는 기기를 제작할 수 있는 자신은 모든 음악이 품은 ‘오리지널’에 더 가까이 접근해야 한다는 것. 오리지널을 재생하면 어떻게 되냐는 질문에, 사장은 인체의 물 분자가 완전한 형태로 재배열되고, 변화는 거기서부터 일어날 것이라고 답한다.

 

 솔직하게 답한 대가로 한연태가 만든 헤드폰을 받은 정지현은 그것을 인디밴드 보컬인 언니에게 선물한다. 6개월 후, 언니네 밴드가 신곡을 발표한다. 신곡의 제목은 originality. 그 음악의 기묘한 느낌으로 밴드가 미디어의 주목을 받았고, 동시에 헤드폰을 제작한 알트 헥사고니아에도 사람이 몰린다. 한연태는 17개월동안 청음샵의 문을 닫고 정지현의 언니에게 갔던 프로토타입 헤드폰 개량에 집중한다. 

 

―까지 서림이 전날부터 같이 줄 서준 의리 있는 단짝에게 들려준 이야기이다. 두 사람은 한연태가 66개 한정으로 배포한 헤드폰을 근처 카페에서 들어본다. 다이얼을 돌려 ‘오리지널 루트’ 모드에 맞춘다. 낯선 감각이 귀를 타고 칩입한다. 서림은 어렴풋이 느낀다, 완전한 존재는 되지 못할지언정 이 소리를 듣기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고.​ 

 

[등장인물]

김선우 

음악 듣기가 취미인 20대 청년. 최근 보급형 핸드폰에서 플래그십 핸드폰으로 바꾸고 무손실 음원을 듣기 시작했다. 조금 더 좋은 소리를 듣고자 하는 욕망이 있는데, 그 욕망은 음량까지 제한된 보급형 골전도 헤드폰으로는 충족될 수 없는 굉장히 본질적인 욕망이다. 그 욕망은 프리미엄 청음샵 ‘알트-헥사고니아’를 만나 끝없이 팽창하게 된다. 음향기기의 소리에는 예민하지만 정작 여자친구의 마음에는 둔감하다.

 

정지현

김선우의 여자친구. 친언니가 밴드를 하는 탓에 악기와 음향기기에 익숙한 편이다. 젊은 세대답게 음악을 즐겨 들으나 ‘좋은 소리’를 추구하는 김선우와는 달리 ‘좋은 음악’을 듣고 싶어 한다. 언니가 활동하는 밴드의 곡이 주말 예능에서 소개되면서 차트 역주행을 하게 되어, 그 일을 축하해주기 위해 남자친구와 함께 ‘알트-헥사고니아’에 방문하게 된다. 그곳에서 처음으로 음악 감상회 음악자유구역에 참여하는데, 음악에 반응하는 자신과는 달리 들리는 소리를 평가하는 마니아와 싸운다. 그런 솔직한 태도가 오히려 ‘알트-헥사고니아’의 사장 한연태의 호감을 사, 그가 직접 만든 헤드폰을 선물 받게 된다. 

 

한연태

세운상가에서 성황리에 영업중인 프리미엄 청음샵 ‘알트-헥사고니아’의 사장. 이어폰 엔지니어로 간단한 수리뿐 아니라 커스텀 음향기기도 만들 수 있으나 청음샵에서 자신의 제품을 판매하지는 않는다. 

매주 금요일 19시에 음악 감상회 ‘음악자유구역’을 개최해 마니아들을 모은다. 자기 기술에 자부심이 있고, 자신이 추구하는 방향에 집념이 대단한 사람으로 그 집념을 실현하고자 한다. 모든 음악에는 ‘오리지널’이라는 인간과 공명하는 ‘뿌리’가 있고, 극한에 도달한 기술만이 인간과 뿌리를 연결할 수 있다 생각한다. 음악의 뿌리에 연결된 인간은 인체의 물 분자가 완전한 형태로 재배열되어서 새로운 존재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

 

서림 

이 이야기의 서술자. 김선우와 정지현은 각각 가명으로, 서림은 김선우의 친언니고, 김선우와 정지현이 사귀는 것을 가까이서 보았다. ‘알트-헥사고니아’에서 무료로 배포하는 한정 헤드셋을 받기 위해 줄을 서서, 친구에게 이곳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유쾌하지만 시니컬한 면이 있다.

 

[소설의 배경과 설정]

이어폰/헤드폰 시장의 지각변동

어린이, 청소년, 청년 세대의 난청 문제가 크게 대두되면서 세계적인 차원에서 커널형 이어폰에 대한 규제를 요구하여 커널형 이어폰은 시장에서 퇴출당했다. 일반적인 사람들에게는 일정 레벨 이상 음량을 키우면 소리가 꺼지는 오픈형 이어폰이나 골전도 이어폰이 보편적으로 사용된다. 헤드폰은 전문적인 영역에서 사용되는 일이 많아 시장에서 퇴출당하지 않았다. 다만 건강진흥이라는 명목으로 세금이 붙어 과거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매니악한 소비자층을 형성하고 있다.


음악자유구역

음악자유구역이라고 쓰고 무지크즈 리터라투렌(Musiks-Literaturen, 독일어에서 음악을 뜻하는 die Musik과 문학을 뜻하는 die Literatur-en의 합성어로, 한연태가 만든 단어다.)이라고 읽는다. 한연태가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의 이름이자 그가 운영하는 프리미엄 청음샵 ‘알트-헥사고니아’에서 매주 금요일 19시에 개최하는 음악 감상회 이름이기도 하다. 

음악감상회에는 미리 신청한 8명 남짓한 사람들이 참여하며 주로 외국 회사의 헤드폰이 소개된다. 음악감상을 하기 전 제품에 대한 한연태의 소개가 있는데, 아무리 귀가 예민한 마니아도 그의 소개에 맞추어서 감상할 수밖에 없는 힘이 있다. 밀교의 제의 같은 엄숙한 분위기로 진행되지만, 사실은 헤드폰을 홍보하는 자리가 아니라 한연태가 본인이 개발한 헤드폰의 감상을 시키기 위해 솔직한 사람을 찾는 의식이다.

 

 

U·세운상가 : 알트-헥사고니아alt-Hexagonia

대한민국 정부는 너무나도 빠른 기술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이들의 기술 접근성을 보장하고 생태계의 다양성을 유지하기 위해 세운상가를 중심으로 을지로 일대를 개편했고, 세운상가는 U·세운상가(I·SEOUL·U에서 따왔다)로 이름이 바뀌었다. 정부는 U·세운상가에 옛 기술을 다룰 수 있는 기술자들을 입주시키고 지원하고 있다.

한연태는 커스텀 이어폰을 제작할 수 있는 엔지니어였고, 그 자격을 인정받아 세운상가 3층에 ‘알트-헥사고니아’를 운영하고 있다. 프리미엄 청음샵을 표방하고 있는 만큼 다양한 음향기기를 판매하지만, 맞춤 이어폰 제작이나 오래된 커널 이어폰을 수리해주는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알트-헥사고니아에서 alt는 ‘오래된’이 아니라 ‘대안적인’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헥사고니아는 한연태가 추구하는 장인정신의 완전한 형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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