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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스토리

미래 효녀 지현

  • 작성자
    박문영
  • 참여자
    박문영
  • 작성일
    2021-09-23
  • 세부분야
    기타
  • 조회수
    82
  • 최종수정일
    -
  • 해시태그
    # 단막드라마 # 로맨스 # 가족애

  죽지 않고 영원히 살 수 있는 세상이다. 단, 그 혜택은 돈이 있는 사람만 누릴 수 있다. 아버지가 위독하다. 하지만 지현은 돈이 없다. 그렇다고 아버지를 이렇게 떠나보낼 수 없다. 예전에 의학을 배우다 말았고, 지금은 잡화점을 운영하는 용호 아저씨는 아버지를 떠나보낼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한다. 지현의 전 재산은 1000온. 최고 성공률을 자랑하는 1등 병원에서는 장기 하나만 교체해도 5000온이 필요하다. 돈을 마련하지 못한 지현은 비교적 저렴한 불법 시술 의사를 찾아내고 전 재산을 건네지만, 시술날짜에 의사는 나타나지 않는다. 

  포기할 수 없는 지현은 성공률 1등 병원 의사인 준서를 찾아가 아버지를 시술해 달라고 부탁하지만 거절당한다. 아버지에게 건강을 되찾아주고 싶은 지현은 준서를 납치라도 하고 싶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기회를 노리면서 취한 준서를 따라가던 지현은 뜻밖에 준서가 한강에 뛰어들자 구조해 자신의 집으로 데려온다. 지현은 간신히 준서에게 진찰을 받지만 아버지는 가망이 없으니 포기하라는 말을 듣게 된다. 

  계속 준서 주변을 맴돌던 지현은 준서의 아픔을 알게 되면서 연민을 갖게 된다. 준서 역시 자신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지현을 내칠 수 없어 지현의 아버지를 돕기로 한다. 시술시기를 놓친 지현의 아버지는 결국 죽음을 맞이하고, 지현은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지만 쉽지 않다. 지현으로 인해 삶의 의미를 되찾았음을 자각한 준서는 지현에게 마음의 문을 연다.​ 

1. 제목 미래 효녀 지현

 

2. 형식 70분 단막드라마

 

3. 주제 누군가를 돕는 일로 자신이 구원받을 수 있다.

 

4. 로그라인 아버지를 살리기로 결심한 딸이 의사를 납치하기로 한다.

 

5. 액션아이디어

  지현은 아픈 아버지를 위해 열심히 돈을 모았지만 시술비로 부족하다. 아버지의 상태가 하루가 다르게 악화되자 지현은 불법 시술이라도 받기로 결심한다. 어렵게 의사를 찾아 돈을 건네지만 약속한 시술 날 의사는 나타나지 않는다. 더 이상 아버지를 살릴 방법이 없다고 생각한 지현은 일류 의사로 소문난 준서를 납치할 결심을 한다. 준서를 따라다니며 기회를 노리던 지현은 준서가 뜻밖에 자살을 시도하자 그를 구한다. 지현에게서 자신의 그림자를 발견한 준서는 지현의 아버지를 돕기로 마음먹는다. 

 

6. 작의   

  다리를 저는 엄마와 일곱 살 정도로 보이는 어린 딸이 함께 공원을 산책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엄마는 뇌졸중의 후유증인지 몸의 반쪽이 경직되어 있었다. 

  딸을 보는 엄마의 눈빛에서 딸에 대한 사랑이 철철 흘러넘쳤다. 딸과 보내는 시간에 대한 감사가 더해지고 더해져, 엄마의 표정은 해처럼, 정말 한낮의 해처럼 환하게 빛났다. 엄마 손을 잡아끄는 딸은 세상을 다 가진 자도 감히 가지지 못할 완벽한 충만감을 온몸으로 내뿜고 있었다. 그들은 눈짓과 미소를 주고받으며 서로에게 ‘당신은 나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입니다.’라고 말하고 있었다. 

  보는 것만으로 행복해진다는 건 이런 거구나. 그때 생각했다. 그들을 보는 것만으로 새삼 곁에 있는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그때 보았던 엄마와 어린 딸이 준 감동은 아직도 마음에 남아있다. 너무나 아름다웠기에, 흐릿해지다가 사라지도록 내버려 둘 수 없기에, 한 번은 꼭 그 감동을 그려보고 싶었다. 서로를 살리는 관계를 그려보고 싶었다. 

 

7. 등장인물

 

김지현(여, 24세, 만능 아르바이트생) 

10년 넘게 아버지와 단 둘이 살았다. 아버지의 건강이 나빠지자 병간호에 매진하기위해 학업도 중단했다. 아버지가 없는 세상을 단 한 번도 상상한 적이 없기에 아버지를 위해 사는 오늘이 아깝지 않다. 아버지를 살리는 일이라면 못할 것이 없다.

 

이준서(남, 신체나이 27세, 5세대 바디 교체 전문 의사) 

여동생이 자살하면서 삶이 허무하고 의미가 없다. 인생이란 하루, 하루 버티는 것 일 뿐이다. 어느 날 한 여자가 나타나 귀찮게 따라다니며 자신의 아버지를 살려달라고 매달린다. 이 여자를 도우면 동생에 대한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김현욱(남, 63세, 전직 경찰) 김지원의 아버지, 많이 아프다.

최용호(남, 63세, 잡화점 주인이자 무면허동네의사) 김현욱의 친구이자 이웃이다.

박상준(남, 29세, 고급술집 청목 웨이터) 

이선영(여, 신체나이 25세, 시인) 이준서의 죽은 여동생

 

그 외  

잡화점에 치료 받으러 온 엄마와 아이, 상담원, 준서를 꼬시고 싶은 여자, 청목의 또 다른 귀가 도우미 등

 

8. 줄거리

 

  죽지 않고 영원히 살 수 있는 세상이다. 단, 그 혜택은 돈이 있는 사람만 누릴 수 있다. 아버지가 위독하다. 하지만 지현은 돈이 없다. 그렇다고 아버지를 이렇게 떠나보낼 수 없다. 예전에 의학을 배우다 말았고, 지금은 잡화점을 운영하는 용호 아저씨는 아버지를 떠나보낼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한다. 지현의 전 재산은 1000온. 최고 성공률을 자랑하는 1등 병원에서는 장기 하나만 교체해도 5000온이 필요하다. 돈을 마련하지 못한 지현은 비교적 저렴한 불법 시술 의사를 찾아내고 전 재산을 건네지만, 시술날짜에 의사는 나타나지 않는다. 

  포기할 수 없는 지현은 성공률 1등 병원 의사인 준서를 찾아가 아버지를 시술해 달라고 부탁하지만 거절당한다. 아버지에게 건강을 되찾아주고 싶은 지현은 준서를 납치라도 하고 싶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기회를 노리면서 취한 준서를 따라가던 지현은 뜻밖에 준서가 한강에 뛰어들자 구조해 자신의 집으로 데려온다. 지현은 간신히 준서에게 진찰을 받지만 아버지는 가망이 없으니 포기하라는 말을 듣게 된다. 

  계속 준서 주변을 맴돌던 지현은 준서의 아픔을 알게 되면서 연민을 갖게 된다. 준서 역시 자신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지현을 내칠 수 없어 지현의 아버지를 돕기로 한다. 시술시기를 놓친 지현의 아버지는 결국 죽음을 맞이하고, 지현은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지만 쉽지 않다. 지현으로 인해 삶의 의미를 되찾았음을 자각한 준서는 지현에게 마음의 문을 연다.​ 

Fade in

 

미래는 생각만큼 밝지 않았다. 좋은 곳은 더 좋아졌고 나쁜 곳은 더 나빠졌다. 기술의 혜택은 모두에게 골고루 돌아가지 않았다. 돈 있는 사람만이 그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Fade out

 

S# 1. 우리 잡화점 / 치료실

 

낡은 침대가 2개 놓여있다. 침대 하나에 환자가 누워있다. 다른 침대에 지현이 앉아있다. 지현의 한 쪽 다리에서 피가 흐른다. 용호가 지현을 치료하는 중이다.

 

용호 (지현의 다리 상처를 꿰맨다.)

지현 (얼굴 구기며) 아! 아! 아저씨 살살요!

용호 엄살 피우지 마. 도대체 뭘 하고 다니는 거야?

지현 돈 되는 일이면 다요. 저 요즘 잘나가요. 곧 5세대 바디도 문제없을 것 같아요.

용호 (거즈를 반창고로 고정시키며 안쓰러운 눈으로) 일이 많이 힘들지? 그래도 정신 줄은 놓는 거 아니다. (다른 침대로 가서 환자 살핀다.)

 

치료실 문이 열리면서 여자 아이를 안은 엄마가 들어온다.

 

엄마 (아이를 내려놓으며 다급하게) 선생님! 저희 아이 좀!

용호 (조금만 기다려 달라는 표정으로 엄마를 힐끗 보고는 누워있는 환자의 환부에 집중하며) 잠깐만요! 

아이 (아픈 걸 꾹 참고 있다.)

지현 (용호를 한 번 보고 아이를 유심히 보더니 절뚝거리며 아이 쪽으로 다가가) 선생님이 바쁘시네. 가만히 보니까 언니가 도와줄 수 있겠 다. (아이 팔을 잡은 채로 천장을 보며) 어머! 저게 뭐지? 

아이 (천장을 본다.)

지현 (빠르게 팔을 잡아당겼다 놓으며) 팔이 빠졌었네. 진짜 아팠겠다. 이제 움직여 봐.

아이 안 아파요. 

지현 엄청 기특하네. 울지도 않고. (엄지손가락 세우며) 멋지다! (아이 머리 쓰다듬은 후 용호를 보며) 아저씨, 갈게요.

용호 밖에서 이상한 일 하지 말고 여기 일이나 도와!

지현 (장난치듯) 아저씨처럼 자격증도 없는 돌팔이 의사 되라고요? 에효!  이게 무슨 거지같은 세상이야. 누구는 고통 없이 영원히 살고, 누구 는 돌팔이 의사한테 치료받으면서 감지덕지하고.

용호 학교는? 이번에도 쉬어?

지현 아빠부터 고쳐야죠. 진짜 가요.

용호 계산대 옆에 아버지 약 챙겨놨어. 

지현 고맙습니다. (문 열고 나간다.)

 

S# 2. 우리 잡화점 / 상점

 

지현이 치료실에서 나오면 진열대마다 물건이 가득 차 있는 가게다. 

 

지현 (절뚝거리며 상점을 가로지른다. 출입문 근처에 있는 계산대로 가서  약봉지를 챙긴 후 나간다.)

 

S# 3. 우리 잡화점 밖 

 

지현 (잡화점 밖으로 나온다.) 

 

작은 2층짜리 건물 전경이 보인다. 

1층은 ‘우리잡화점’ 간판이 있는 상점이고, 2층은 좁은 복도가 있고, 현관문 이 두 개 보인다. 

건물 끝에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계단이 있다.

 

<타이틀> 미래 효녀 지현

 

지현 (절뚝거리며 계단을 올라간다.)

지현 (2호 팻말 붙어있는 집을 지나 안쪽에 있는 1호 팻말 집 앞에 선다. 문을 열고 들어간다.)  

 

S# 4. 지현의 집안

 

좁은 주방 겸 거실과 화장실, 방 문 2개가 보인다.

 

지현 (신발을 벗고 들어간다.)

지현 (개수대 물을 틀어 손을 씻으며) 아빠! 지현이 왔어. 딸내미 왔어요. (근처에 걸려있는 수건에 손을 닦고 아버지 방으로 향한다.)

 

S# 5. 지현의 집 / 아버지 방

 

방에 큰 창이 나있다. 침대에 아버지가 누워있다. 

 

지현 (아버지에게 다가가) 우리 아빤 종일 뭐 하셨나? 

아버지 (기운이 없지만 웃는 얼굴로 지현을 보며) 바깥 구경했어. 하늘도 보고, 구름도 보고. 하늘이 참 예쁘다 생각했는데... 우리 딸 들어오니까 비교가 안 되네.

지현 그지? 딸내미가 세상에서 젤로 예쁘지? 

아버지 그럼! 그럼!

지현 나는 우리 아빠 거짓말이 너~무 좋아! (아버지 볼에 뽀뽀해준다.)

 

아버지와 지현이 행복한 미소를 나눈다. 

 

지현 종일 누워있어서 답답했지? 

아버지 아니야. 일도 안하고. 이게 웬 호강인가 싶지. 

지현 조금만 기다려. 조금만. 

아버지 애 쓰지 마. (사이) 아빠가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산 거 인정하지?

지현 인정하지! 아마 세계 순위로 5등 정도는 될 걸!

아버지 1등 아니고 5등이야?

지현 1등 시켜줬다가 교만해지면 안 되니까. 

아버지 아빠는 세계 순위에 들만큼 열심히 살아서 미련 없어. 나 놓고 너 위해서 살면 좋겠어. 우리 같은 사람들. 시간이 영원하지 않잖아. 

지현 그런 게 교만하단 거야. 1등 할 때까지는 그런 말하면 안 돼지~. (사이) (아버지 손을 잡으며) 혹시 나 때문에 힘들었어? 

아버지 너 때문에 행복하고 즐거웠어.

지현 날 위해서... 계속 살아줘... 꼭 예전처럼 건강하게 만들 거야. 

아버지 지현아! 아빠는 진짜 충분해.

지현 난 충분하지 않아. (달래듯) 약한 생각 절대 안 돼. (아빠 머리 정돈해 준 후) 일보고 올게. 금방 올 거야. 

 

S# 6. 준서의 병원 앞

 

준서의 병원 전경이 보인다.

병원 외벽에 크고 화려한 엘이디 광고판이 걸려있다. 광고판에 준서가 두 팔 벌려 환영하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준서 옆에는 ‘더 이상 교체할 필요가 없는 꿈의 소재. 5세대 바디. 무결점 의사 이준서의 특별한 시술’ 이라고 써있다.

 

지현 (병원 앞에 서서 간판을 보며) 더 이상 교체할 필요 없는 꿈의 소 재. 5세대 바디! 좋다! (병원 안으로 들어간다.)

 

S# 7. 준서의 병원 / 상담실

 

상담원이 앉아있다.

 

지현 (들어온다. 주변을 둘러보며) 상담 예약했는데요.

상담원 김지현씨?

지현 네!

상담원 (앉을 자리를 가리키며) 앉으세요.

지현 (앉는다.)

상담원 시술 받으실 분이...

지현 아버지요.

상담원 몇 가지 기본 사항 여쭤볼게요. 부분적으로라도 교체시술 받으신 적 있으신가요?

지현 없어요. 한 번도.

상담원 나이와 건강은 어떠신가요?

지현 63세인데 건강이 좋지 않으세요. 혹시 아파도 5세대 바디로 교체 가능한가요?

상담원 저희 센터는 모든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치료받고 몸 좋 아지시면 그때 교체하면 되죠.

지현 비용이 얼마나...

상담원 시술종류에 따라 다른데...

지현 대략이요. 전신 교체는 얼마나...

상담원 지구 공용 화폐로 3만온입니다. 

지현 그럼 장기 하나만 교체하면.....

상담원 어떤 장기냐에 따라 다릅니다. 

지현 평균적으로 대략...

상담원 5천온 정도면 충분하실 겁니다. 풀 서비스 받으시는 게 여러모로 혜 택이 많습니다. 

지현 그러네요. 

상담원 까다로운 시술이라 정밀검사가 필요합니다. 언제가 좋으세요?

지현 아...! 아버지가 너무 바쁘셔서... 아니 제가 너무 바빠서... 일정 조 정 해보고 알려드릴게요. (급하게 일어서며) 감사합니다. 

 

S# 8. 준서의 병원 밖 출입문 부근

 

지현이 의자에 앉아 있다.

 

지현 최소 5천온! (깊은 한숨 후 잠시 멍하다. 머리 두드리며) 정신 차 려. 할 수 있어. 방법을 생각해!

 

(E) 차가 급정거 하는 소리

지현이 놀라 소리 나는 쪽을 보면 오픈카가 서있다. 

차에 화려한 옷차림의 예쁜 여자가 타고 있다. 

 

여자 오빠! (손 흔들며) 여기!

지현 (여자가 보는 쪽을 보면 병원에서 나오는 준서가 보인다.)

준서 (무표정하게 여자를 본 후 차 옆을 지나간다.)

여자 (내려서 준서의 팔을 잡으며) 오빠! 같이 가 줘!

준서 더 볼 일 없다고 했잖아. (팔을 뿌리치고 성큼성큼 걷는다.)

여자 오빠! (준서를 잡기위해 뛰다가 힐이 삐끗하면서 넘어진다.)

지현 (여자가 넘어지는 것을 보면서 자신이 아픈 듯 얼굴을 찡그린다.)

여자 (넘어진 채로) 오빠!

준서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는 듯 계속 간다.)

지현 (자기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 준서 앞을 막는다.)

준서 (뭐야? 하는 표정)

지현 여자분 넘어지셨어요.

준서 (돌아본 후) 그래서?

지현 그쪽 쫒아가다가 넘어졌으니까 도와줘야죠.

준서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해.

지현 자기 때문에 다친 사람. 버리고 가는 게 알아서 하는 거예요?

여자 (준서에게 팔짱을 끼며) 오빠! 이 여자 누구야?

준서 몰라.

여자 진작 차에 탔으면 이런 일 없잖아. (준서를 차 쪽으로 끌고 간다.)

지현 (어이없는 표정으로 둘을 본다.)

준서와 여자가 차에 탄 후 지현 앞을 지나간다.

 

지현 (지나간 차를 보며) 와! 내가 뭐 한 거니!

준서 (백미러에 비친 지현의 어이없는 표정이 재미있어서 픽 웃는다.)

지현 (생각난 듯 광고판을 올려다본다.) 그 인간이 무결점 의사 이준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쯧쯧쯧.

 

S# 9. 지현의 집 / 아버지 방

 

아버지가 침대에 누워있다.  

 

지현 (물과 약, 물수건을 쟁반에 담아 들어온다.) 아빠! 약 먹을 시간입니 다.

아버지 (지현 쪽으로 돌아보며 웃는다.)

지현 (아빠가 몸을 일으키는 것을 돕는다. 입에 약을 넣어주고 물 마시는 것을 도와준다.) 이 진통제는 잘 들으면 좋겠다. 통증 심해?

아버지 버틸만해. 볼 일은 잘 봤어?

지현 잘 보여야 하는데. 그 놈의 오지랖 때문에. 그냥 가만히 있을 걸. 

아버지 못 본 척 하는 거. 아빠도 못하잖아. 별 걸 다 물려줬다.

지현 아빠 탓 아니야! 그리고 나는 아빠 닮아서 좋아. 빨리 병원으로 모 실게. 조금만 더 버텨줘. (아빠를 다시 눕히고 물수건으로 얼굴을 닦아준다.) 진짜 잘 생겼다. 그 딸에 그 아빠야~!

 

지현과 아버지가 행복한 미소를 나눈다.

 

S# 10. 여자의 차 안, 밤

 

여자와 준서가 앉아있다.

 

여자 오빠 춤추는 모습 진짜 멋있어. 어떻게 댄스로봇을 이기지? (느끼하 게) 못하는 게 뭐야? 우리 집에 갈 거지?

준서 (귀찮다는 듯이) 내가 오빠 맞니? 나보다 열 살 정도 많지 않았나?

여자 신체나이가 진짜 나이지. 나 스무 살로 시술해줬잖아. 완벽한 몸매 에 탱탱한 피부. 친구들이 부러워 죽어. 역시 이준서야. 인정!

준서 몇 번째 만나는 거지?

여자 오빠랑 나랑? 3번째?

준서 오늘까지만 놀아준 거야. 너 진즉에 싫증났어. 다음에 절대 연락하 지 마. 

여자 (귀여워 죽겠다는 듯) 부끄러워서 그래? 불편하면 오빠 집으로 갈까? 

준서 (진지하게) 연락하면 옛날로 돌려놓는다. 차 세워.

 

S# 11. 한강 다리 위, 밤

 

준서가 난간에 기대어 강을 바라보고 있다.

준서가 장미꽃을 한 잎씩 떼어 떨어뜨린다.

 

S# 12. 한강 다리 위, 낮 (준서의 회상)

 

준서와 선영(준서의 동생)이 난간에 기대어 강을 바라보고 있다.

 

선영 (장미꽃을 한 잎씩 떼어 강으로 떨어뜨린다.)

준서 사 달라고 조르더니. 버려?

선영 진짜 예쁘지 않아? 장미꽃 비잖아.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 빨간 꽃 잎이랑 유유히 흐르는 강. 뭔가 시상이 떠오를 것 같지 않아? 

준서 전~혀. 떠오를 것 같지 않아.

선영 참~! 무뎌! 그래도 내 오빠니까 봐준다. (밝게 웃는다.)

준서 (살짝 선영을 볼을 꼬집으며) 봐주긴 뭘 봐줘? 못 이기는 거지.

 

S# 13. 한강 다리 위, 밤 (S# 11. 에 이어)

 

준서 (장미꽃을 한 잎씩 떼어 떨어뜨린다. 장미꽃잎이 어둠 속으로 사라 질 때마다 다시 떨어뜨리며) 선영아 왜... 왜... 그런 거야. 

 

S# 14. 지현의 집 / 아버지 방

창으로 햇살이 들어온다. 

아버지가 침대에 누워있고 있다. 

지현이 옆에 앉은 채 엎드린 채로 잠들어 있다.

 

지현 (일어나 기지개 켜며 신음) 아구구구! 이러고 잠이 드냐. 피곤하긴 했나보네. 

지현 (아버지 이마에 손을 가져다 대며) 열은 없지? 아빠. 좀 어때? 

아버지 (대답이 없다.)

지현 (얼굴 바짝 갖다 대며) 아빠! 괜찮아? 

아버지 (전혀 움직임이 없다.)

지현 (코 밑에 손가락 대본다. 아빠를 마구 흔든다.) 아빠! 아빠! 

지현 (방문 열고 뛰어 나간다.)

 

S# 15. 옆집(2호) 앞

 

지현 (맨발로 문 두드린다.) 아저씨! 아저씨!

용호 (놀란 얼굴로 나온다.) 

지현 아빠가! 아빠가 이상해요.

용호 (지현보다 앞에 서 열린 1호로 들어간다.)

 

S# 16. 지현의 집 / 아버지 방

 

현욱(지현의 아버지)이 침대에 누워있다. 

용호가 들어오고 지현이 금방 따라 들어온다.

 

용호 (눈꺼풀을 올려 동공 상태를 확인하고, 손목의 맥을 확인하고, 윗옷 을 올려 가슴에 귀를 대본다.) 혼수상태 같아.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야. 정말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

지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마음의 준비. 그런 거 몰라요. 아빠를 살리려 면 제가 뭘 해야 하는지. 그것만, 그것만 좀 알려주세요. 

용호 최대한 빨리 바디 교체 해야지.

지현 저도 그러고 싶어요. 예치금부터 내라는 게 말이 되냐고요. 또 문전 박대 당할 거예요.

용호 (안타깝게 본다.)

지현 (용호에게 미안하다.) 아저씨한테 하소연 하려던 게 아닌데. 

용호 괜찮아. 

지현 어떻게든 방법을 찾을 거예요. 아빠 좋아지게 만들 수 있어요.

 

S# 17. 준서의 병원 / 옥상

 

옥상에 넓고 낮은 담처럼 난간이 둘러져 있다. 

준서가 혼자 있다.

 

준서 (담에 올라간다.) 

준서 (천천히 조금씩 앞으로 간다. 잠시 땅을 내려다본다.) 

준서 (결심을 한 듯 한발을 앞으로 더 갔다가 금세 다시 제 자리로 돌아 온다.) 

준서 (주저앉는다. 아예 드러눕는다.) 너는... 이렇게 무서운 걸... 도대체 얼마나 힘들었기에.

 

S# 18. 우리 잡화점 / 상점 

 

용호가 계산대 근처에 앉아있다. 

지현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지현 (계속 물건을 고르며) 불법이긴 한데. 싸고 믿을만한 사람들을 몇 명 알아냈어요.

용호 싼데 믿을만해?

지현 심부름센터 사장님이 줄이 안 닿는 데가 없어요. 졸라서 겨우 받아 냈어요. 

지현 (용호 쪽으로 걸어가 주머니에서 사진 세 장을 꺼내서 펼쳐놓는다. 마지막 사진을 가리키며) 특히 이 사람이 실력이 좋대요. 아저씨. 치료실만 좀 빌려주세요. 부탁이에요. 

용호 (사진 가리키며) 이 사람들 찾아내기도 쉽지 않을 걸. 

지현 이 바닥에서 일한 지 벌써 1년이에요. 알만 한 사람들한테 다 부탁 해 뒀어요. 찾을 수 있어요. 

용호 이런 방법 밖에 없어?

지현 병원에서는 5천온 달래요. 그 돈 만들려면 최소한 3년은 걸려요. 아무것도 못 해보고 아빠 떠나보내면 저도 화병 걸려서 죽을 지도 몰라요. 치료실 만요. 아저씨! 제발!

용호 (한숨 쉰 후) 내가 너를 어떻게 이기니?

지현 고마워요. 아저씨는 천사에요! 수호천사!

용호 잘 되기만 빌자.

S# 19. 술집 청목 로비

 

로비가 넓고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난다. 

안내 데스크에 웨이터(상준)가 정장을 입고 공손히 서 있다. 

지현이 상준 옆에 있다. 

 

지현 오라버니, 한 번만 둘러볼게. 내가 애인도 찾아줬잖아. 애인 데려오 느라 그 곰 같은 녀석한테! 어휴! (바지 걷어 올리면 실밥이 붙어있 는 커다란 상처가 보인다.) 아이고! 얼마나 깊숙이 상처가 났는지 아직도 안 아물었네. 

상준 자식. 진짜. 여기는 회원 아닌 사람 절대 못 들어간다니까. 술도 자 기 방에서만 마셔. 다른 사람이 썼던 방은 싫다 이거지. 여기 손님 들이 그 정도로 까다로워.

지현 애인 말이야. 찾아올 거면서 왜 팔았어?

상준 팔고 조금 더 보태서 신제품 살려고 했지.

지현 왜 맘이 바뀌었는데?

상준 8년을 끼고 살았어. 로봇이지만 정이 들었나봐. 못 보니까 죽을 거 같더라. 근데 그 곰 같은 놈이. 어휴! 너 아니었으면 진짜!

지현 고맙지? 고맙잖아! 고마우니까! 응? 나도 오죽하면 이러겠어. 한 번 만! 딱 한 번만! 응?

상준 (고민하다가 안내데스크의 화면 확인하면서) 12호, 19호가 의사야. 딱 두 군데만 후딱 둘러보고 바로 나와. 들키면 넌 국물도 없어.

지현 걱정 마. 오라버니는 인격이 참~ 훌륭해! 

상준 (칭찬에 입 꼬리 올라간다.) 빨리 빨리!

지현 (룸 쪽으로 이동한다.)

 

S# 20. 술집 청목 12호 앞

 

복도에 지현뿐이다. 

고급스런 출입문 위에 12호라고 써 있다. 

 

지현 (주머니에서 사진을 꺼내 얼굴을 다시 확인한다. 심호흡을 한다.) 

 

S# 21. 술집 청목 12호 안

 

준서가 술에 취해 테이블에 엎드려 있다.

문이 열리고 지현의 얼굴이 보인다.

 

지현 (난처한) 엎드려 계시면 얼굴 확인이 힘듭니다. 

지현 (잠시 고민하다가 들어간다. 준서 옆으로 가서 준서의 머리를 들어 얼굴을 확인한다.) 

 

Insert S# 8. 준서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해.

 

지현 무결점 의사 이준서! 이 양반도 여기 단골이야? (밖으로 나간다.)

 

S# 22. 술집 청목 19호 안

 

남자가 두 여자 사이에 앉아있다. 

남자가 한 여자의 허리를 두 팔로 감아 안은 채 여자의 목에 얼굴을 묻고 있다. 

문 열리고 지현의 얼굴 들어온다.

 

지현 (들어가서 조용히 빠르게 혼자 앉아있는 여자 옆으로 가서 뒷목덜미 를 누른다.)

 

여자가 힘없이 쓰러진다.

 

지현 (다른 여자 뒷목덜미도 누른다.)

 

안겨 있던 여자가 힘없이 쓰러진다.

 

남자 (놀라서 지현을 쳐다본다.)

지현 놀라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여자들 둘러보며) 얘들한테 혹시 녹 화나 녹음 기능이 있을 것 같아서. 

남자 (대충 상황을 알겠다는 듯) 누가 보냈어?

지현 심부름센터 하시는 박사장님입니다. 선생님이 가장 실력 있고, 의 리 있다고. 가보라고 하셨습니다. 이번 건은 비밀보장이 확실합니다.

남자 날짜는? 

지현 빠를수록 좋습니다. 

남자 장기 종류는?

지현 폐입니다.

남자 인공장기 구하는데 하루 정도 걸리니까 이틀 뒤에 보는 걸로 하지. 장소랑 시간은? 

지현 이화동 우리 잡화점입니다. 시간은 밤 10시. 

남자 그리로 가지. 비용은 바로 넣으라고 해. 

지현 네. (빠르게 다시 여자들 뒷목덜미 누른다.)

 

여자들이 다시 앉는다.

 

지현 (인사하고 나간다.)

 

S# 23. 술집 청목 로비

 

상준이 복도 입구에 서서 빨리 오라고 손짓한다. 

지현이 로비로 온다.

 

지현 오라버니. 고마워. 진심으로. 

상준 진짜 있어? 몇 호? 

지현 19호.

상준 맨 날 로봇 언니들 바꿔서 노는 인간! 그 인간이 불법 시술 전문이 라고? 고고하고 깨끗한 척은 혼자 다 하더니.

지현 근데 12호는 완전히 맛이 갔어.  

상준 그 사람 죽돌이야. 거의 매일 와. 제일 잘나가는 의사라던데. 여기 매니저도 그 인간한테 잘 보이려고 엄청 애 써. 그러면 뭐 해? 밤마 다 혼자 틀어박혀서 저러고 있는데. 

지현 바디를 바꿔도 알코올 중독 걸리고 그러나?

상준 신제품일수록 진짜 몸이랑 비슷하대. 12호는 가족 누가 자살했다던 데? 삶이 괴롭다 이거지. 꼴에 자기 괴로운 거 다른 사람한테 보이 고 싶지는 않고. 그 인간도 잘난 척 장난 아니야.

지현 있을 거 다 있으면서 뭐가 힘들다고 술 퍼먹고 있냐.

상준 잘됐다. 너 12호 데려다 주고 팁이나 받아라. 내가 손님들 귀가도우 미 섭외도 하고 그러잖아.

지현 진짜? 팁 많은 일거리 최고지. 다음에도 나한테 바로 연락해. 다른 사람 부르지 말고.

상준 이번에 신세 확실히 갚은 거다. 야! 돈 밖에 없는 사람들이니까 팁 왕창 받아내.

지현 당연하지! 주소는? 

상준 캐슬타워 84층 7호

 

상준과 지현이 12호 쪽으로 걸어간다.

 

S# 24. 술집 청목 12호 안

 

준서가 엎드려 있다. 

지현과 상준이 준서 양 옆에 서있다.

 

상준 손님! 집에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준서 (대답 없다.)

상준 (준서의 한 쪽 팔을 자신의 어깨에 걸며) 야. 한 쪽 잡아.

지현 (준서의 나머지 한 쪽 팔을 자신의 어깨에 건다.)

 

지현과 상준이 준서를 데리고 나간다.

 

S# 25. 84층 7호 앞 복도

 

엘리베이터가 열린다.

 

지현 (얼굴에 땀이 맺힌 채 준서를 업고 내린다. 준서의 발이 많이 끌린 다. 7호를 확인하고 문 앞으로 간다. 준서의 손을 당겨 문손잡이 위 에 올리고, 그 위에 자기 손을 겹쳐 손잡이를 돌린다.) 

 

손잡이가 움직이지 않는다.

 

지현 (문 위쪽에 달려있는 카메라를 본다.) 얼굴 인식도 해야 되나?

지현 (준서를 앉히고 준서 뒤로 가 준서 겨드랑이에 두 팔을 넣고 끙끙거 리며 준서를 세운다.) 

지현 (준서가 쓰러지지 않게 다리로 지지하며 두 손으로 준서의 얼굴을 들어 카메라 쪽으로 얼굴을 향하게 한다.)

지현 (준서의 손 위에 자기 손을 겹쳐 손잡이를 돌린다.)

 

손잡이가 움직이지 않는다.

 

지현 (준서가 자꾸 흘러 내려간다.) 아! 씨! 눈도 떠야 되나? 아 좀 똑바 로 서 봐요. 

지현 (온 힘을 다해 준서를 세우고 손으로 준서의 얼굴 두드리며) 눈 좀 떠요. 

준서 (자꾸 두드리는 손이 귀찮아 피하려고 얼굴을 흔들다가 잠시 눈을 뜬다.)

지현 떴나? 눈 떴어요? (준서와 손을 겹쳐 손잡이를 돌린다.)

 

손잡이가 돌아간다. 

 

지현 (문을 당겨 연다.)

 

S# 26. 준서의 집 안 / 거실

 

넓은 거실에 편안해 보이는 소파가 가운데 놓여 있고 탁자에 선영과 준서가 함께 찍은 사진이 놓여있다.

 

지현 (끙끙거리며 준서를 뒤에서 안은 채 밀고 들어온다.)

지현 (준서를 거실 바닥에 눕힌다. 자켓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고, 지갑 안의 돈을 꺼낸다. 돈을 자기 주머니에 넣으며) 안녕히 계세요. 

지현 (문 열고 나가려다가 불편해 보이는 준서를 보고 다시 들어오면서) 아! 진짜!

지현 (누워있는 준서를 소파까지 힘들게 끌고 가 끙끙거리며 소파 위로 올린다.)

지현 (몸이 힘들어 스트레칭하며 주변을 둘러본다.) 더럽게 넓네. 손님! 모르는 사람이 침실까지 보는 건 좀 그렇죠? 소파가 진짜 편하게 생겼네요. 그냥 여기서 주무셔도 되죠? 충분하다고요. 

지현 (구두를 벗긴다. 재킷을 벗긴다. 넥타이를 풀어준다). 

지현 (넥타이와 재킷을 테이블 위에 놓는다. 테이블 위의 선영과 찍은 사 진을 발견하고는 액자를 들어서 본다.) 아가씨가 참하게 예쁘네! (액 자를 원래 자리에 두고 신발을 챙겨주고는 나간다.) 

 

S# 27. 우리 잡화점 / 상점

 

지현과 용호가 앉아있다.

 

지현 10시가 넘었는데 왜 안 오죠?

용호 (벽시계를 보며) 조금 더 기다려 보자.

지현 제가 아저씨한테 고마운 마음 갖고 있는 거 아시죠?

용호 아니, 모르겠다. 그러니까 평소에 좀 잘 해라. 

지현 피, 아빠 건강해지면 같이 엄마 보러 가고 싶어요.

용호 어디였지? 김포 어디 수목원이었나?

지현 맘만 먹으면 못 갈 곳도 아닌데. 뭐가 바쁘다고...

용호 앞으로 자주 가면 되지... 아빠랑 또 어디 가고 싶어?

지현 분위기 좋은 음식점에 가서 맛있는 거 먹으면서 느긋하게 그 시간 을 즐기고 싶어요.

용호 녀석! 참 소박하기도 하다. (시계 보며) 연락을 한 번 해 볼까? 얼마 나 기다려야 되는지.

지현 (끄덕뜨덕하며 손목에 번호를 누른다.) 사장님! 지현이요. 그 분 아 직 안 오셔서. (사이) 네? 경찰서요? 왜 하필이면 오늘! (사이) 천온 이요. 전 재산인데. 네... 부탁드립니다.

용호 왜.... 무슨 일 있대?

지현 어떡하죠? 아저씨... 저 어떡하죠?

용호 무슨 일이야...응?

지현 시술하기로 한 사람이 지금 경찰서에 있대요. 누가 제보해서. 당분 간 돈도 돌려받기 힘들 것 같다고...

용호 박사장, 이 자식! 애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혹시 짜고 치는 사기 아니야? 진짜 그런 거면 내가 가만 안둘 거야. 경찰서... 그래... 무 슨 경찰서래? 그 자식 말이 진짠지 당장 가서 확인하자. 지현아! 일 어나!

 

S# 28. 술집 청목 로비

 

상준과 지현이 있다.

 

상준 12호 손님 오면 연락해 달래서 하긴 했는데... 절대 소란스러운 일 일어나면 안 돼. 알지?

지현 내가 장사 하루 이틀 한 아마추어야? 오라버니한테 피해갈 일 없어. 잠깐이면 돼. 고마워. (12호를 향해 간다.)

상준 (불안해하며 지현을 따라간다.) 같이 가. (따라잡아 나란히 가며) 무 슨 얼굴이 그렇게 비장해? 내가 뒤에 있을게.

지현 도와주려고?

상준 아니! 너 때문에 짤릴 수는 없잖아! 소란스러운 일 생기면 신속정확 하게 처리하려고.

 

S# 29. 술집 청목 12호 안

 

준서가 혼자 술을 마시고 있다. 

지현과 상준이 들어간다.

 

지현 (문 열고 들어가 준서 앞에 무릎 꿇는다.) 아버지가 위독하세요. 제 발 살려 주세요. 시키는 건 뭐든지 하겠습니다. 

상준 (당황한다.)

준서 아프면 병원에 가야지. 여긴 술집이야. 술 취했으면 얼른 집에 가라.

지현 돈이 없어서 병원에 못 갑니다. 꼭 갚겠습니다. 한 시가 급합니다. 

준서 아! 진짜! 누구 없어? (상준을 보며) 이 여자 안 데려가! 

지현 한 번만 도와주십시오. 

준서 술맛 떨어지게. 여기 아무나 들어올 수 있는 대였어?

상준 손님! 죄송합니다! (지현을 끌고 나간다.)

 

다시 준서 혼자다.

 

준서 (술 따르며 자조적으로) 선영아. 저 애도 자기 아버지 살려달라고 저렇게 매달리잖아. (사이)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니. (한숨 쉬고 마 신다.)

 

S# 30. 술집 청목 로비

 

상준과 지현이 있다.

 

상준 너 뭐야! 저 손님이 매니저한테 한 마디라도 하면 어쩔 거야?

지현 아빠가 시술을 못 받았어. 여기서 섭외한 의사가 지금 감옥에 있어. 돈도 당분간 돌려받을 수 없대. 미안해! 이 방법 밖에 생각나지 않 아서.

상준 너도 참! 그래도 그렇지!

지현 미안해! 진짜로! 갈게! (나간다.)

상준 자식! (뒤통수에 대고) 귀가 손님 있으면 연락할게!

 

S# 31. 준서의 병원 출입문 앞

 

지현이 출입문 앞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준서가 출입문 쪽으로 걸어온다.

 

지현 (준서를 알아보고 달려가) 선생님. 어제는 실례가 많았습니다. 한 번 만 도와주세요. 선생님이 제 유일한 희망입니다. 

준서 (무표정하게) 들어가서 절차 밟으세요.

지현 절차대로 하면 예치금부터 내야하는데 돈이 없습니다.

준서 안타깝네! 그러면 나도 도와줄 방법이 없어요. (병원으로 들어간다.)

지현 (머뭇거리다가 따라 들어간다.)

 

S# 32. 준서의 병원 안

 

넓은 로비가 보이고, 로비 가운데 2층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가 보인 다. 에스컬레이터 위에 준서가 있다.

 

지현 (에스컬레이터를 뛰어 올라간다.) 

준서 (2층 복도를 걸어 사무실로 향한다.)

지현 (겨우 준서를 따라잡아 옆에 선다.) 

준서 (고개를 돌려 지현을 보고는 계속 간다.)

지현 선생님은 예치금이 없어도 살 수 있잖아요. 한 번만 부탁드립니다.

준서 여기서 병원경영에 대해 설명해야 됩니까? (멈춰서 지현을 본다. 갑 자기 생각난 듯) 너 그 때. 걔구나. 

지현 네? 아! 네! 그 때 저 때문에 기분 나쁘셨다면 사과드리겠습니다.

준서 너 다시 내 눈에 띄지 마라. (가던 길을 간다.)

 

S# 33. 우리 잡화점 / 상점

 

지현과 용호가 앉아있다.

 

지현 잘난 사람들은 그렇게 배려심이 없어요? 얼음도 그런 얼음이 없 어요. 진짜 추워!

용호 맘 많이 상했어?

지현 그렇게까지 하면 궁금해서라도 무슨 일인지 알아보겠다. 그게 정상 적인 반응 아닌가?

용호 그러게! 너랑 나랑 합친 것 보다 오래 살았을지도 모르는데. 지현이 만도 못하네.

지현 (골똘히 생각하다가 자기 생각에 사로잡혀) 납치! 납치 밖에 없어요. 그런 얼음을 데려올 수 있는 방법은 납치뿐이에요.

용호 그래. 납치라도 해서 데려오고 싶겠지. 

 

S# 34. 지하실 (지현의 상상)

 

주변이 어둡다. 준서가 의자에 묶여있다. 겁을 먹고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E) 문을 발로 차는 소리

 

지현 (천천히 계단을 내려간다.) 

준서 (누구인지 확인하려고 애 쓰지만 열린 문으로 들어오는 밝은 빛 때 문에 눈이 부시다.) 

지현 니가 감히 사람 목숨이 달린 시술을 거부해?

준서 살려주세요. 한 번만...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세요.

지현 너같이 돈밖에 모르는 의사는 확!

준서 (놀라서 움찔하다가 의자와 함께 쓰러진다.) 죄송합니다. 잘못 했어 요. 뭐든지 할게요. 제발 살려주세요!

지현 내 마음이 워낙에 너그러워서 말이야. 마지막 기회다. 잘 해!

준서 (쓰러진 채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지현 하하하하하!

 

S# 35. 우리 잡화점 / 상점 (S# 33. 에 이어)

 

지현 하하하하하!

용호 (놀라서) 지현아! 지현아!

지현 (정신 차린 후 진지하게) 납치를 하던, 구워삶아 오던. 그 사람 데려 오면 치료실 빌려주셔야 돼요.

용호 너 요즘 횟수가 부쩍 증가하고 있어.

지현 네? 

용호 정신 줄 놓는 횟수. 그래! 그렇게라도 해야 살지. 쯧쯧! 이해한다. 이해해.

지현 에이! 제가 언제 정신 줄을 놨다고. 아니에요.

 

S# 36. 술집 청목 로비

 

상준과 지현이 있다.

 

상준 지난번처럼 문제 일으키면 안 돼. 

지현 벼룩도 낯짝이 있어. 고마워서라도 못 그러지. 오라버니. 나 못 믿 나?

상준 믿기엔 좀 그렇다. 본 게 있어서. 

지현 그렇구나. 사람이. 참 보는 눈이 있어. 허허! 가끔 나도 내가 못 미 덥긴 해. 나가있을게. 나 때문에 불안하면 안 돼지. 12호 손님 다른 사람한테 넘기지 마. (나간다.)

 

S# 37. 술집 청목 정원, 밤

 

지현이 출입구가 잘 보이는 곳에 앉아있다. 

 

지현 (혼잣말) 지난번처럼 떡이 되도록 마셔야 일이 쉬운데... 말을 안 들 으면 폭력도 불사해? 아니지. 그러다 더 큰 일 나지. 더러워도 도와 달라고 빌어야지. 그것밖에 없네. 어휴! 진짜! 아빠를 위해서야. 뭘 못해!

준서 (나온다.)

지현 (준서를 알아보고) 뭐야? 제 발로 걸어 나오네? 얼마나 마신 거야? 빌면 기억할 정도는 되는 거야?

지현 (준서 옆으로 가서) 손님. 집까지 모셔다 드릴게요. 

준서 한강. 한강에 갈 거야. (지현을 뿌리친다.)

지현 (준서 뒤에서 따라가며) 한 잔 더 하시게요? 

준서 (걷는다.)

지현 (준서 옆에서) 제가 하는 말을 기억 하실 수 있을까요?

준서 (눈이 풀린 채 아무것도 안 들리는 듯 계속 걷는다.) 

지현 (준서 눈치를 보면서) 선생님이 한 번만 도와주시면 좋겠는데. 한 번만 도와주시면 제 인생을 바칠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꼭 한 번만 도와주세요. 

지현 (반응을 살피기 위해서 준서에게 다가가 준서의 얼굴을 유심히 본 다. 눈이 풀린 것을 확인한다.) 진짜 그렇게 살지 마라. 내가 오죽하 면 이러겠냐? 너한테 들러붙어서 징징거리면서 부탁하는 거. 나도 엄청 쪽팔린다고. 왜 사람 말을 못 알아들어서 애를 먹이냐? 너 바 보지? 

준서 (걸음을 멈추고 지현을 본다.)

지현 (숨을 죽이고 긴장한다.) 듣고 계셨어요?

준서 한강. 한강으로 가!

지현 (안도의 숨 쉬며) 네! 한강으로 모시겠습니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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