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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스토리

작별인사

  • 작성자
    정성우
  • 참여자
    정성우
  • 작성일
    2021-09-28
  • 세부분야
    소설
  • 조회수
    95
  • 최종수정일
    -
  • 해시태그
    # 라이트노벨 # 우주 # 시간

“고립계의 총 엔트로피는 감소하지 않는다.”

조금 풀어서 말하면 고립된 공간에서 열과 무질서도는 항상 증가하는 방향으로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집안에 실외기를 놓고 에어컨을 틀면 집 안이 오히려 더워지는 것처럼. 이 말을 달리 해석하면, 에너지의 상태 변화는 되돌릴 수 없다고도 할 수 있다. 그리고 에너 지의 상태를 되돌릴 수 없다는 말은, 일어난 일을 되돌릴 수 없다는 말이 되며, 이는 다시 시 간을 되돌릴 수 없다는 말로 표현할 수 있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잃어버렸던 것이 스스로 내 손 안으로 다시 돌아오도록 할 수 있겠 지만, 유감스럽게도 우리가 처한 현실 법칙 안에서 그런 일은 전혀 일어날 수 없다. 

 

“아직도 선우 언니에게 삐져있는 거야?” 나는 혜은의 말을 가볍게 무시했다. 실제로도 아직 선우 언니에게 삐져있었기 때문이다. 곧 초공간 우주비행을 하게 된다면, 그것도 알파 센타우리로 가는 거라면 나한테 꼭 이야기를 해 줬어야 하니까. 한국우주정보국 말고는 넘어간 적이 없는, 우주적으로는 가깝지만 인간에게는 먼 거리니까. 모두가 나와 선우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단 한 녀석만을 제외하고. 초아는 스스로 우주선 덕후라고 칭한 것처럼 최초로 초공간 도약장을 넘었던 초엽형 우주선 에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 그 때문인지 곧 우주로 떠날 선우를 붙잡고 온갖 질문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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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역학 제2 법칙 “고립계의 총 엔트로피는 감소하지 않는다.” 조금 풀어서 말하면 고립된 공간에서 열과 무질서도는 항상 증가하는 방향으로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집안에 실외기를 놓고 에어컨을 틀면 집 안이 오히려 더워지는 것처럼. 이 말을 달리 해석하면, 에너지의 상태 변화는 되돌릴 수 없다고도 할 수 있다. 그리고 에너 지의 상태를 되돌릴 수 없다는 말은, 일어난 일을 되돌릴 수 없다는 말이 되며, 이는 다시 시 간을 되돌릴 수 없다는 말로 표현할 수 있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잃어버렸던 것이 스스로 내 손 안으로 다시 돌아오도록 할 수 있겠 지만, 유감스럽게도 우리가 처한 현실 법칙 안에서 그런 일은 전혀 일어날 수 없다. * “아직도 선우 언니에게 삐져있는 거야?” 나는 혜은의 말을 가볍게 무시했다. 실제로도 아직 선우 언니에게 삐져있었기 때문이다. 곧 초공간 우주비행을 하게 된다면, 그것도 알파 센타우리로 가는 거라면 나한테 꼭 이야기를 해 줬어야 하니까. 한국우주정보국 말고는 넘어간 적이 없는, 우주적으로는 가깝지만 인간에게는 먼 거리니까. 모두가 나와 선우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단 한 녀석만을 제외하고. 초아는 스스로 우주선 덕후라고 칭한 것처럼 최초로 초공간 도약장을 넘었던 초엽형 우주선 에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 그 때문인지 곧 우주로 떠날 선우를 붙잡고 온갖 질문을 쏟아냈다. 이내 모든 대답을 얻은 초아는 자신이 비행사라면 우주 어디든 다녀올 수 있다고 선우에게 자신감 있게 말한다. 그런 선우를 멀리서 바라보는 진영. 옆에 있던 서연에게 공감을 요구하지만, 서연은 소극적으 로 반응하기만 한다. 옆에 있던 혜은도 진영에게 출항 전에 마지막으로 만나는 거니 좀 잘 대 해주라고 핀잔 같은 조언을 준다. 하지만 진영은 끝내 선우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헤어진다. 선우는 작별 인사 없이 그대로 우주로 출항해버린다. * 모르는 번호다. 왠지 불길한 느낌이 들었지만, 피해갈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전화를 받았다. 모르는 남자의 목소리였다. 하지만 다른 문장은 몰라도 마지막 말 만큼은 뇌리를 파 고들었다. “...에, 역시 이런 건 몇 번을 해도 익숙해질 수가 없는 게 참... 선우 씨가 사망했습니다.” 전화를 끊고, 세 시간도 지나지 않아 뉴스에서는 한국우주산업대학교 자체 개발 우주선인 뉴 에라 호의 폭발 사고가 주요 내용으로 다뤄지기 시작했다. 온 세상이 나를 속이기 위해 장난 치는 것만 같았다. 뉴스에서는 선우가 알콜 중독자였다고 소개되는 동시에, 우주공간 내에서의 음주도 유서가 깊 다며 유리 가가린 시대부터 우주선에 술을 어떻게 숨겨왔는지 이야기했다. 나와 만날 때 한 번도 술을 입에 대지도 않았던 선우 언니가 초공간 도약 중에 우주 음주운 전사고를 일으키다니...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고등학생인 내가 혹시 선우 언니를 잘 몰랐던 거라면? 그런 의심도 피어오르지만 애써 눌러 넣었다. 이 사고 조사를 관장했다는 알파 센타우리에 있다는 한국우주정보국에 찾아갈 방법은 없다. 해킹을 하려고 해도 그 방법을 아는 사람이 없다. 그저 한국우주정보국 서울지부 사무실에 다 짜고짜 쳐들어갔다가 한국우주정보국에게 요주의 인물로 찍히고 학교에서 경고를 받기만 한 다. 한국우주정보국 서울지부에 쳐들어갔던 때의 경험을 곱씹어보는 진영. 보안도 허술해 보였다. 뭔가 이상함을 느낀 진영은 손 닿는대로 정보를 찾아보고 다시 한 번 들이받아본다. 진영을 안쓰럽게 생각한 청소노동자 한 분이, 서울지부에는 한국우주정보국의 손발 역할을 하는 용역 들만 있다고 알려준다. 한 마디로 진영은 적에게 자신만 노출한 셈이었다. 한편 초아는 그런 진영의 행동력에 감탄한다.(나중에 도와주는 이유 중 하나 – 앞에서 제지하던 사람들을 그대 로 밀치고 들어가다니, 완전 멋있잖아!) 자신의 의구심을 해결할 방법이 모두 사라졌다고 느낀 진영. 그는 자신의 기숙사 방에 틀어박 힌 채 타임루프물에 빠져 과거로 돌아가면 모든 게 해결될 거라는 망상에 빠진다. 그 과정에 서 입자가속기와 블랙홀을 이용한 방법은 자기가 처한 환경 내에서 실현이 불가능하다고 단 정짓는다. 그래서 많은 히어로 영화에서 그러듯 오직 속도만으로 빛을 추월해서 과거로 돌아 가겠다고 생각한다. 그 때문에 안 그래도 낙제만 겨우 면하던 모의고사 점수는 그 아래로 내 려가게 된다. (동시에 한국우주정보국에서는 진영이 스스로 자멸할 것으로 보고 신상정보수집 을 중단한다.) 진영을 걱정한 친구들은 진영을 최대한 정상인으로 만들어놓기 위해 초광속을 이용한 타임루 프가 불가능한 이유를 가르친다. 분노한 진영은 “그러니까, 빛의 속도를 넘어서면 대체 뭘 할 수 있는 거냐고!”라고 되묻는다. 그 말에, 소꿉친구인 혜은이가 “글쎄, 빛의 속도를 넘어서면 관측자 입장에서는 사라져버리겠지. 하지만 만약 광자 자체를 앞선다면, 지나간 과거를 관측 할 수는 있을 거야.”라고 답변한다. 그 말에 다시 분노하는 진영. (혜은과의 싸움1) 초아는 진영에게 대학에 붙으면, 국가 기밀에 해당하는 자료에도 일부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며 목표를 제시한다. 진영은 그 말에 정신을 차리고 공부하여 겨우 대학에 합격한다. 그는 국가 시설에서 실습하 고, 교수 및 서연과 같은 선배들과 접촉하며 당시 사고의 정보가 학교 내에도 없다는 걸 알게 된다. 그리고 그 뒤에는 한국우주정보국의 원격 데이터 점검이 있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 다.(한국우주정보국과 밀접한 교육기관이므로 원래도 정기적으로 데이터 점검을 받고 바이러 스 의심 파일 제거 및 보고/선우 케이스는 이런 식으로 위장 삭제) 하지만 결정적인 증거가 없었다. 선우가 탔던 비행기는 1년 전에 우주 밖으로 날아갔기 때문 에 물질적인 증거는 이곳저곳으로 흩어져나가 분간하기 어려울 것이 분명하다. 사실상 획득하 거나 회수해오는 것이 불가능한 것이다. 선우의 죽음을 둘러싼 비밀이 대학에 오면 해결될 것 만 같았는데, 전혀 진전이 없어서 진영은 낙담한다. 거기에 더해 혜은은 점점 진영이가 좋아하던 선우의 옷차림, 헤어스타일 등을 따라하며 나타 난다. 자신은 정말 오래도록 기다려왔고 진영을 좋아한다며. 이미 1년이 지났으니 선우에 대 한 조사를 포기하자고 한다. 평생 자신의 연애를 상담해 주었던 혜은이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해 화가 난 진영. 결국 진영은 혜은과 크게 싸우게 되며 관계가 망가진다. (혜은과의 싸움2) 이제는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을 사람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사실에 절망에 빠진 진영의 뇌리 에, 과거에 혜은이 했던 말이 떠오른다. “광자 자체를 앞선다면, 지나간 과거를 관측할 수는 있을 거야.” 그 말이 떠오르자, 진영은 초공간 도약장을 이용하여 빛을 추월해서 선우가 죽은 당시에 우주 선 폭발을 다시 관측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결론짓는다. 그래서 모든 방해 요소를 피 해서 당시의 빛을 관측할 수 있는 위치를 계산해내는 진영. 초아와 서연 선배에게 검수를 받 으며 도착해야 할 경로를 계산한다. 이때 초아에게 귀띔을 해주고, 서연에게도 귀띔을 해준 다. 하지만 진영에게는 우주선이 없었기 때문에, 학교 우주선을 이용하는 것 외에는 출항할 방법이 없었다. 학교 몰래 학교 소유 우주선으로 출항하는 것은 명백한 교칙 위반이자 불법. 초아는 혜은에게 가서 화해도 하고 우주선도 빌려보라고 한다. 혜은의 집이 부유하기 때문에 먼 우주까지도 나 갈만한 고성능 초공간 항법 장치가 달린 우주선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혜은에게 찾 아간 진영. 그러나 혜은은 자신과 진영이 시뮬레이션 경험밖에 없다는 사실을 근거로 들어 도움 주기를 거부한다. 하지만 그 뒤에는 진영이 자신을 거부한 것에 대한 심리적 요인이 자리하고 있다. 진영과 헤어질 즈음에 자신을 왜 거부하냐며 한 번 더 싸운다. (혜은과의 싸움3) 실패했다는 얘기를 들은, 초아는 중장비를 직접 운전하여 창고 구석에 있던 초엽형 우주선에 관측용 망원경을 탑재한 후 출발 준비를 한다. 다른 건 모두 허세일지 몰라도 우주선과 관련 된 일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수월하게 진행된다. 진영과 초아가 힘을 합쳐 용산(우주선들이 솟아나니 용이 나타나는 산일지도) 선인발사센터에 우주선을 옮긴 후 점화 스위치를 누른 순간, 사복을 입은 사람들이 총기를 들고 나타나 초아 와 대치한다. 초아는 문틈으로 들려오는 말소리를 통해 이들이 한국우주정보국 소속 용역직원 들임을 알아차리게 된다. 상황을 파악하는 동시에, 혜은에게 전화를 걸어 이대로 두면 물자와 연료 부족으로 인해 진영이 “해당 지점”에서 못 돌아올 거라고 이야기한다. 이내 문이 뚫리고 초아와 한국우주정보국 용역 직원들은 대치하게 된다. 우주선으로 가는 유일한 길목을 막아선 초아가 자신은 지금 방송 중이고, 의수가 엄청 강력하 니 조심해야 할 거라고 위협한다. 그걸로도 부족하자 사실은 아무 기능도 없는 의안의 조명을 붉게 바꾸고 “레이지 모드!”라고 외치며 잠깐의 시간을 번다. 그 사이에 하늘로 날아가기 시 작한 초엽형 우주선. 그걸 확인한 초아는 바로 “제발 총만 쏘지 말아주세요!”하며 엎드리고, 한국우주정보국 용역 직원들은 손쉽게 초아를 포박하여 잡아간다. 한편, 주인공은 부족한 물자로 인해 점점 야위어가고 있다. 비록 알파 센타우리에 있는 한국 우주정보국에 비해 시간이 훨씬 덜 걸리는 지점으로 가는 거긴 하지만 1년간 날아간 광자를 앞서는 데에는 꽤나 오랜 시간의 초공간 비행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마침내, 진영은 저산소 증에 시달리면서까지 계산 지점에 도달했다. 낮은 산소압으로 인해 서서히 시야가 흐려지기 시작할 때, 망원경 렌즈 너머로 보이는 뉴에라 호의 관측창에 선우의 모습이 보인다. 무심한 표정으로 앞을 보다가 선우가 진영을 향해 바 라본다. 선우는 무엇이 있는지도 모르는 과거의 우주를 바라보았겠지만, 지금의 진영은 과거 의 선우를 바라보며 마지막 인사를 했다. 선우에게까지 닿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그거면 되었 다고 생각하는 순간, 폭발이 밀려들어오며 선우의 형체가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낮은 산소 압으로 인해 의식이 흐려지던 진영은 분석 데이터와 영상을 함께 초공간 통신으로 보내며 쓰 러진다. 초아는 한국우주정보국이 법원에 가한 압력으로 인해 구류된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법 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수세에 몰린 때에, 서연이 나타나 진영이 전송한 관측 데이터를 증 거로 제출한다. 원래는 사전 제출된 증거만이 채택되는 것이 맞으나, 증거를 얻은 지 얼마 안 되어 등록 절차 를 밟기에 시간이 부족했다는 점, 진영과 초아의 범행 동기를 밝혀줄 가능성이 있다는 점, 해 당 자료가 진영이 보냈다는 점 때문에 이례적으로 채택된다. 암호화되어 있어 가까운 시일 내에 풀 수 없을 것으로 보였으나, 초아가 진영이 귀띔해주었던 내용을 기반으로 추론해내어 기다란 암호문을 입력해낸다. 해당 내용은 (광자를 추적할 때의 수식 전체 or 광자를 추적할 때 필요한 공식) 초아가 암호를 풀어낸 덕분에 한국우주정보국이 국제적으로 금지된 특수물질인 “이름 미정”을 알파 센타우리로 넘기는 동안 감시망을 피해 연구하려던 것이 밝혀진다. 결국 선우는 의사자 로 인정받고, 초아는 특별 면책을 받게 된다. 한국우주정보국에 압수수색 명령이 내려지자 법 정은 술렁거린다.(한국우주정보국은 초공간 통신을 통해 재판 진행 상황을 지연되나마 전해 듣고 있으므로, 관련 자료를 폐기하지만 이야기에서는 안 풀어나갈 예정입니다.) 낯선 천장 아래에서 눈을 뜬 진영. 쓰러진 때로부터 이미 몇 달이 지났는지 장발에 가까운 머 리카락이 되어 있다. 자신이 어떻게 구해졌는지 의문을 가질 무렵, 평소와 달리 단발을 한 혜 은을 마주한다. 혜은은 자기 소유의 우주선을 통해 진영을 구출했음을 밝힌다. 지금까지의 관 계가 이렇게 마무리될 수밖에 없음을 직감한 혜은은 진영에게 잘 지내라는 의미의 미소를 지 어보인다.(포기해야만 하는 것도 있다는 걸 인정하게 된 혜은) 

열역학 제2 법칙 “고립계의 총 엔트로피는 감소하지 않는다.” 조금 풀어서 말하면 고립된 공간에서 열과 무질서도는 항상 증가하는 방향으로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집안에 실외기를 놓고 에어컨을 틀면 집 안이 오히려 더워지는 것처럼. 이 말을 달리 해석하면, 에너지의 상태 변화는 되돌릴 수 없다고도 할 수 있다. 그리고 에너 지의 상태를 되돌릴 수 없다는 말은, 일어난 일을 되돌릴 수 없다는 말이 되며, 이는 다시 시 간을 되돌릴 수 없다는 말로 표현할 수 있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잃어버렸던 것이 스스로 내 손 안으로 다시 돌아오도록 할 수 있겠 지만, 유감스럽게도 우리가 처한 현실 법칙 안에서 그런 일은 전혀 일어날 수 없다. * “아직도 선우 언니에게 삐져있는 거야?” 나는 혜은의 말을 가볍게 무시했다. 실제로도 아직 선우 언니에게 삐져있었기 때문이다. 곧 초공간 우주비행을 하게 된다면, 그것도 알파 센타우리로 가는 거라면 나한테 꼭 이야기를 해 줬어야 하니까. 한국우주정보국 말고는 넘어간 적이 없는, 우주적으로는 가깝지만 인간에게는 먼 거리니까. 모두가 나와 선우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단 한 녀석만을 제외하고. 초아는 스스로 우주선 덕후라고 칭한 것처럼 최초로 초공간 도약장을 넘었던 초엽형 우주선 에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 그 때문인지 곧 우주로 떠날 선우를 붙잡고 온갖 질문을 쏟아냈다. 이내 모든 대답을 얻은 초아는 자신이 비행사라면 우주 어디든 다녀올 수 있다고 선우에게 자신감 있게 말한다. 그런 선우를 멀리서 바라보는 진영. 옆에 있던 서연에게 공감을 요구하지만, 서연은 소극적으 로 반응하기만 한다. 옆에 있던 혜은도 진영에게 출항 전에 마지막으로 만나는 거니 좀 잘 대 해주라고 핀잔 같은 조언을 준다. 하지만 진영은 끝내 선우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헤어진다. 선우는 작별 인사 없이 그대로 우주로 출항해버린다. * 모르는 번호다. 왠지 불길한 느낌이 들었지만, 피해갈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전화를 받았다. 모르는 남자의 목소리였다. 하지만 다른 문장은 몰라도 마지막 말 만큼은 뇌리를 파 고들었다. “...에, 역시 이런 건 몇 번을 해도 익숙해질 수가 없는 게 참... 선우 씨가 사망했습니다.” 전화를 끊고, 세 시간도 지나지 않아 뉴스에서는 한국우주산업대학교 자체 개발 우주선인 뉴 에라 호의 폭발 사고가 주요 내용으로 다뤄지기 시작했다. 온 세상이 나를 속이기 위해 장난 치는 것만 같았다. 뉴스에서는 선우가 알콜 중독자였다고 소개되는 동시에, 우주공간 내에서의 음주도 유서가 깊 다며 유리 가가린 시대부터 우주선에 술을 어떻게 숨겨왔는지 이야기했다. 나와 만날 때 한 번도 술을 입에 대지도 않았던 선우 언니가 초공간 도약 중에 우주 음주운 전사고를 일으키다니...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고등학생인 내가 혹시 선우 언니를 잘 몰랐던 거라면? 그런 의심도 피어오르지만 애써 눌러 넣었다. 이 사고 조사를 관장했다는 알파 센타우리에 있다는 한국우주정보국에 찾아갈 방법은 없다. 해킹을 하려고 해도 그 방법을 아는 사람이 없다. 그저 한국우주정보국 서울지부 사무실에 다 짜고짜 쳐들어갔다가 한국우주정보국에게 요주의 인물로 찍히고 학교에서 경고를 받기만 한 다. 한국우주정보국 서울지부에 쳐들어갔던 때의 경험을 곱씹어보는 진영. 보안도 허술해 보였다. 뭔가 이상함을 느낀 진영은 손 닿는대로 정보를 찾아보고 다시 한 번 들이받아본다. 진영을 안쓰럽게 생각한 청소노동자 한 분이, 서울지부에는 한국우주정보국의 손발 역할을 하는 용역 들만 있다고 알려준다. 한 마디로 진영은 적에게 자신만 노출한 셈이었다. 한편 초아는 그런 진영의 행동력에 감탄한다.(나중에 도와주는 이유 중 하나 – 앞에서 제지하던 사람들을 그대 로 밀치고 들어가다니, 완전 멋있잖아!) 자신의 의구심을 해결할 방법이 모두 사라졌다고 느낀 진영. 그는 자신의 기숙사 방에 틀어박 힌 채 타임루프물에 빠져 과거로 돌아가면 모든 게 해결될 거라는 망상에 빠진다. 그 과정에 서 입자가속기와 블랙홀을 이용한 방법은 자기가 처한 환경 내에서 실현이 불가능하다고 단 정짓는다. 그래서 많은 히어로 영화에서 그러듯 오직 속도만으로 빛을 추월해서 과거로 돌아 가겠다고 생각한다. 그 때문에 안 그래도 낙제만 겨우 면하던 모의고사 점수는 그 아래로 내 려가게 된다. (동시에 한국우주정보국에서는 진영이 스스로 자멸할 것으로 보고 신상정보수집 을 중단한다.) 진영을 걱정한 친구들은 진영을 최대한 정상인으로 만들어놓기 위해 초광속을 이용한 타임루 프가 불가능한 이유를 가르친다. 분노한 진영은 “그러니까, 빛의 속도를 넘어서면 대체 뭘 할 수 있는 거냐고!”라고 되묻는다. 그 말에, 소꿉친구인 혜은이가 “글쎄, 빛의 속도를 넘어서면 관측자 입장에서는 사라져버리겠지. 하지만 만약 광자 자체를 앞선다면, 지나간 과거를 관측 할 수는 있을 거야.”라고 답변한다. 그 말에 다시 분노하는 진영. (혜은과의 싸움1) 초아는 진영에게 대학에 붙으면, 국가 기밀에 해당하는 자료에도 일부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며 목표를 제시한다. 진영은 그 말에 정신을 차리고 공부하여 겨우 대학에 합격한다. 그는 국가 시설에서 실습하 고, 교수 및 서연과 같은 선배들과 접촉하며 당시 사고의 정보가 학교 내에도 없다는 걸 알게 된다. 그리고 그 뒤에는 한국우주정보국의 원격 데이터 점검이 있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 다.(한국우주정보국과 밀접한 교육기관이므로 원래도 정기적으로 데이터 점검을 받고 바이러 스 의심 파일 제거 및 보고/선우 케이스는 이런 식으로 위장 삭제) 하지만 결정적인 증거가 없었다. 선우가 탔던 비행기는 1년 전에 우주 밖으로 날아갔기 때문 에 물질적인 증거는 이곳저곳으로 흩어져나가 분간하기 어려울 것이 분명하다. 사실상 획득하 거나 회수해오는 것이 불가능한 것이다. 선우의 죽음을 둘러싼 비밀이 대학에 오면 해결될 것 만 같았는데, 전혀 진전이 없어서 진영은 낙담한다. 거기에 더해 혜은은 점점 진영이가 좋아하던 선우의 옷차림, 헤어스타일 등을 따라하며 나타 난다. 자신은 정말 오래도록 기다려왔고 진영을 좋아한다며. 이미 1년이 지났으니 선우에 대 한 조사를 포기하자고 한다. 평생 자신의 연애를 상담해 주었던 혜은이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해 화가 난 진영. 결국 진영은 혜은과 크게 싸우게 되며 관계가 망가진다. (혜은과의 싸움2) 이제는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을 사람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사실에 절망에 빠진 진영의 뇌리 에, 과거에 혜은이 했던 말이 떠오른다. “광자 자체를 앞선다면, 지나간 과거를 관측할 수는 있을 거야.” 그 말이 떠오르자, 진영은 초공간 도약장을 이용하여 빛을 추월해서 선우가 죽은 당시에 우주 선 폭발을 다시 관측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결론짓는다. 그래서 모든 방해 요소를 피 해서 당시의 빛을 관측할 수 있는 위치를 계산해내는 진영. 초아와 서연 선배에게 검수를 받 으며 도착해야 할 경로를 계산한다. 이때 초아에게 귀띔을 해주고, 서연에게도 귀띔을 해준 다. 하지만 진영에게는 우주선이 없었기 때문에, 학교 우주선을 이용하는 것 외에는 출항할 방법이 없었다. 학교 몰래 학교 소유 우주선으로 출항하는 것은 명백한 교칙 위반이자 불법. 초아는 혜은에게 가서 화해도 하고 우주선도 빌려보라고 한다. 혜은의 집이 부유하기 때문에 먼 우주까지도 나 갈만한 고성능 초공간 항법 장치가 달린 우주선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혜은에게 찾 아간 진영. 그러나 혜은은 자신과 진영이 시뮬레이션 경험밖에 없다는 사실을 근거로 들어 도움 주기를 거부한다. 하지만 그 뒤에는 진영이 자신을 거부한 것에 대한 심리적 요인이 자리하고 있다. 진영과 헤어질 즈음에 자신을 왜 거부하냐며 한 번 더 싸운다. (혜은과의 싸움3) 실패했다는 얘기를 들은, 초아는 중장비를 직접 운전하여 창고 구석에 있던 초엽형 우주선에 관측용 망원경을 탑재한 후 출발 준비를 한다. 다른 건 모두 허세일지 몰라도 우주선과 관련 된 일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수월하게 진행된다. 진영과 초아가 힘을 합쳐 용산(우주선들이 솟아나니 용이 나타나는 산일지도) 선인발사센터에 우주선을 옮긴 후 점화 스위치를 누른 순간, 사복을 입은 사람들이 총기를 들고 나타나 초아 와 대치한다. 초아는 문틈으로 들려오는 말소리를 통해 이들이 한국우주정보국 소속 용역직원 들임을 알아차리게 된다. 상황을 파악하는 동시에, 혜은에게 전화를 걸어 이대로 두면 물자와 연료 부족으로 인해 진영이 “해당 지점”에서 못 돌아올 거라고 이야기한다. 이내 문이 뚫리고 초아와 한국우주정보국 용역 직원들은 대치하게 된다. 우주선으로 가는 유일한 길목을 막아선 초아가 자신은 지금 방송 중이고, 의수가 엄청 강력하 니 조심해야 할 거라고 위협한다. 그걸로도 부족하자 사실은 아무 기능도 없는 의안의 조명을 붉게 바꾸고 “레이지 모드!”라고 외치며 잠깐의 시간을 번다. 그 사이에 하늘로 날아가기 시 작한 초엽형 우주선. 그걸 확인한 초아는 바로 “제발 총만 쏘지 말아주세요!”하며 엎드리고, 한국우주정보국 용역 직원들은 손쉽게 초아를 포박하여 잡아간다. 한편, 주인공은 부족한 물자로 인해 점점 야위어가고 있다. 비록 알파 센타우리에 있는 한국 우주정보국에 비해 시간이 훨씬 덜 걸리는 지점으로 가는 거긴 하지만 1년간 날아간 광자를 앞서는 데에는 꽤나 오랜 시간의 초공간 비행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마침내, 진영은 저산소 증에 시달리면서까지 계산 지점에 도달했다. 낮은 산소압으로 인해 서서히 시야가 흐려지기 시작할 때, 망원경 렌즈 너머로 보이는 뉴에라 호의 관측창에 선우의 모습이 보인다. 무심한 표정으로 앞을 보다가 선우가 진영을 향해 바 라본다. 선우는 무엇이 있는지도 모르는 과거의 우주를 바라보았겠지만, 지금의 진영은 과거 의 선우를 바라보며 마지막 인사를 했다. 선우에게까지 닿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그거면 되었 다고 생각하는 순간, 폭발이 밀려들어오며 선우의 형체가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낮은 산소 압으로 인해 의식이 흐려지던 진영은 분석 데이터와 영상을 함께 초공간 통신으로 보내며 쓰 러진다. 초아는 한국우주정보국이 법원에 가한 압력으로 인해 구류된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법 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수세에 몰린 때에, 서연이 나타나 진영이 전송한 관측 데이터를 증 거로 제출한다. 원래는 사전 제출된 증거만이 채택되는 것이 맞으나, 증거를 얻은 지 얼마 안 되어 등록 절차 를 밟기에 시간이 부족했다는 점, 진영과 초아의 범행 동기를 밝혀줄 가능성이 있다는 점, 해 당 자료가 진영이 보냈다는 점 때문에 이례적으로 채택된다. 암호화되어 있어 가까운 시일 내에 풀 수 없을 것으로 보였으나, 초아가 진영이 귀띔해주었던 내용을 기반으로 추론해내어 기다란 암호문을 입력해낸다. 해당 내용은 (광자를 추적할 때의 수식 전체 or 광자를 추적할 때 필요한 공식) 초아가 암호를 풀어낸 덕분에 한국우주정보국이 국제적으로 금지된 특수물질인 “이름 미정”을 알파 센타우리로 넘기는 동안 감시망을 피해 연구하려던 것이 밝혀진다. 결국 선우는 의사자 로 인정받고, 초아는 특별 면책을 받게 된다. 한국우주정보국에 압수수색 명령이 내려지자 법 정은 술렁거린다.(한국우주정보국은 초공간 통신을 통해 재판 진행 상황을 지연되나마 전해 듣고 있으므로, 관련 자료를 폐기하지만 이야기에서는 안 풀어나갈 예정입니다.) 낯선 천장 아래에서 눈을 뜬 진영. 쓰러진 때로부터 이미 몇 달이 지났는지 장발에 가까운 머 리카락이 되어 있다. 자신이 어떻게 구해졌는지 의문을 가질 무렵, 평소와 달리 단발을 한 혜 은을 마주한다. 혜은은 자기 소유의 우주선을 통해 진영을 구출했음을 밝힌다. 지금까지의 관 계가 이렇게 마무리될 수밖에 없음을 직감한 혜은은 진영에게 잘 지내라는 의미의 미소를 지 어보인다.(포기해야만 하는 것도 있다는 걸 인정하게 된 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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