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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스토리

bmw320d

  • 작성자
    정호윤
  • 참여자
    정호윤
  • 작성일
    2021-09-29
  • 세부분야
    소설
  • 조회수
    86
  • 최종수정일
    -
  • 해시태그
    # bmw # 최규하 # 정중부
-

 

작품 제목

BMW320d

성명

정 호 윤

주요인물소개

20대 후반

강원도 원주 어딘가 모 유명 대학 지방캠퍼스 철학과 학생. 전역후 복학을 하려 하니 그만 새 학장이 내건 학교 슬로건인 연계순환통합의 희생양으로 인해 학과가 한일식품역사문화콘텐츠학과로 통합되어버렸다. 수업에서 만난 일문과 학생 민지와 사랑하게 되고, 더이상 학교에서 얻을 것이 없다는 판단에 미련 없이 자퇴해버렸다. 그 후로는 2m 길이의 전광판을 실은 3.5톤짜리 전광판 시위 트럭을 몰며 나름 사회에 메시지를 던지며 살아가고 있다. 사람들은 공매도폐지라던가 아이즈원재결합같은 것들에 뜻과 목표금액을 모아 내게 송금하고, 그들이 원하는 메시지를 띄운채 정해진 루트를 빙글빙글 돌고 있는 것이다.

 

민지 20대 후반

어렸을 적 미국으로 입양되었던 고아. 양부모는 그녀의 국적 취득에 적극적이지 않았으며 그 과정에서 민지는 다시 한국으로 추방되고 만다. 횟집 주방장이 꿈이었으나, 무슨무슨 단체들의 극렬한 시위 탓에 횟집이 사라지게 되며 꿈을 접었다. 지금은 회전초밥과 PC방을 결합한 곳에서 쉴 새 없이 초밥을 만들어 컨베이어벨트에 올려놓고 있다.

 

로버트 20

로버트 K. 사부로. ‘와 민지가 다니는 학교의 신촌 캠퍼스 유학생. 먹골에서 태어나 부모가 이혼하며 일본으로 이주하였으며, 어머님이 미국인과 재혼하며 미국 와이오밍에서 정규교과과정을 끝마쳤다. 어릴 적 헤어진 아버지를 찾기 위해 한국으로 돌아왔다. 무사고 택시운전 드라이버였던 아버지는 운전패턴 제공 및 시신기증으로 인해 세상에서 사라진 지 오래였다. 그간 로버트에게 보내온 양육비는 그가 남기고 간 돈에서 다달이 일정액수 자동이체되고 있었던 것이다. 초점화자 주인공이 인천에서 강매당한 BMW320d에 탑재된 것이 죽은 아버지의 뇌로 구성된 월남쌈모양의 실리콘웨이퍼라는 사실을 주장하며 그것을 양도받으려 한다.

배경/설정

2020년 서울. 차량 내부 AI가 중앙통제컴퓨터의 신호를 받아 주행하는 완전자율주행자동차 시범운행시대. 핸들이 없는 완전자율주행자동차는 운전자는 없고 탑승자만 있을 뿐이다. 여전히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 양재나들목은 미친듯이 막히지만 이젠 아무도 불만이 없다. 막히면 막히는 대로 그냥 차에 타서 유튜브나 보고 있을 뿐이다.

언제나 세계트렌드를 선도하길 희망하며 정권이 바뀔 때마다 주변국을 확실하게 앞지르고 싶어하는 한국이니만큼 이렇게 된 것이 새삼 놀랄 일은 아니다. 어쨌든 이건 민관협동으로 전격 추진된 신사업인데, 신월여의지하차도와 서부간선도로지하화, 금문교에 설치된 이동식 중앙분리대 로드 지퍼 기타등등에 쏟아 부을뻔한 모든 돈과 인력을 완전자율주행자동차 상용화에 갈아넣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러니까 한국이 이렇게 된 건 20년 정도 거슬러 ’00년대부터 짚어봐야 하는데, 전세계적인 자율주행자동차 개발 붐에 편승해 멀쩡한 공고를 자율주행로 창씨개명한다던가, 자율주행LAND랍시고 지방에 되도않는 저급한 (정작 자율주행자동차는 한 대도 없는) 유원지를 짓는다거나 흉물스런 자율주행자동차 조형물이 지자체 어딘가에 불쑥 세워진다든가 하는 전시행정에 혈세를 콸콸 쏟아붓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그리하여 탄생된 자율주행자동차의 초기 방식은 마치 카메라마냥 AFMF를 오가듯 자율주행과 수동주행이 가능한 반자율 방식이었는데, 이 시스템의 개발을 위해 수많은 무사고 베테랑 드라이버들의 운전 패턴을 분석하고 시신 기증을 받아 뇌까지 뜯어간 후에야 완성된 일종의 에밀레종 비슷한 것이었다.

한 십년은 그렇게 별 문제 없이 흘러가는 듯 했다. 수많은 트렌드세터들이 앞다투어 리뷰를 해대고 전세계로 스트리밍되는 K-뭐시기에도 반드시 반자율주행 자동차가 프레임 어딘가에 걸려있었다. 반자율주행차는 보무도 당당히 두유노클럽입성했으며 연예가중계에서는 외국인 배우들에게 김치를 먹이기보단 반자율차에 태운 채 서울을 한바퀴 돌며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러던 중 몇몇 반자율차들이 사고를 치기 시작했다. 갑자기 연고도 없는 곳으로 제멋대로 간다던가,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바다로 떨어진다던가. 초기에는 정부도 제조사도 그 누구도 이 현상을 인정하지 않았고 늘 그렇듯 급발진 사고 중 하나로 치부해버린 탓에 억울한 블랙박스 유튜브 영상이라던가 국민청원만 몇 개 파생될 뿐이었다. 어느 미국인 가족이 탄 차가 그대로 한강에 처박히는 사고가 벌어지고 나서야 사태가 재점화되었는데, 패닉에 휩싸인 그들의 실황 블랙박스가 CNN 전파를 타고서야 반자율주행차는 등장했던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사양길로 접어들었던 것이다. 정부는 관련자를 처벌하고, 완전자율주행자동차 개발을 천명하며 중앙통제컴퓨터 개발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지자체 조형물 트렌드가 다시 자율주행차로 돌아오며 조소과 재학생들이 과제로 자동차를 조형하는 유행이 번지기도 했다.

어쨌든 그렇게 완전자율주행자동차 시범운행시대가 펼쳐진 것이다. 사람들은 늘 그렇듯 미심쩍인 반응으로 음모론을 생산해냈고 그것들은 유튜브 알고리즘과 트위터 피드를 질주했다. 보다 못한 정부는 무슨무슨 법으로 서울 시내에서 반자율차의 운행을 금지시켜버렸다. 화물연대의 극렬파업으로 아주 극소수의 몇몇 영업용 화물차 운전수만이 서울시내를 운전할 뿐, 그 외는 모두 완전자율주행차에 몸을 맡긴 채 어딘가로 이동했다. 목베개 시장이 완만한 우상향을 그리며 커져갔다.

시범사업의 성과가 좋다고 판단한 정부는 향후 몇 년 내 완전자율차를 경기도권까지 확대할 것을 천명했다. 오가작통법에서 반상회로 이어지는 유구한 역사가 반증하듯 한국인들은 지구상의 그 누구보다 규제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좋아하고 거기에 순응하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기에 반자율주행차는 노후경유차처럼 공공의 적으로 찍혀서는 언젠가 공도의 도요타와 렉서스가 도촬을 당해 조리돌림을 당했던 것처럼, 빠르게 인천·부천 중고차매매단지로 보내졌다.

줄거리

군 전역 후 미련 없이 자퇴하려던 내게 학과에서 전화가 온다. 학회장을 맡아줄 수 없겠느냐고. 나는 수락한다. 최소필요충분조건인 한국사 자격증 시험장에서 민지를 만나게 된다. 우린 고속터미널에서 원주까지 동행하고, 최규하대통령생가를 거닌다. 통폐합된 학과는 한술 더 떠 서울 신촌캠퍼스로 강제로 이주당하기에 이른다. 서울에서 마땅한 집을 구하지 못한 우린, 서울의 경계이자 부천 고강동의 반지하 빌라에서 살림을 합친다. 현대와 삼성이 합작하여 완전자동주행자동차 파이보를 만들어낸다.

신촌 캠퍼스에서 우리는 투명인간 취급이다. 비슷한 처지인 해고 위기 청소노동자들의 시위를 지원하곤 하는데, 로버트와 유학생 무리가 나타나 조롱을 해댄다.

민지와 나는 마지막 학기 취업계를 제출하고 각자 일을 시작한다. 민지는 회전초밥레일이 깔린 PC방에서, 나는 전광판이 달린 트럭을 몰고 1인 자동차시위를 하면서. 이제 서울은 영업용 화물차 정도를 제외하고는 완전자동주행차가 아닌 차들이 운전하기 힘든 곳이 되었다. 민지는 부천 옥길동으로 출퇴근을 하고 있었고, 나는 그런 민지를 위해 인천 중고차매매단지에서 bmw320d를 구매한다. 로버트는 내가 구입한 반자율주행차에 제 아버지가 있는 것 같다며 그 차를 판매할 것을 제안한다.

로버트의 대가는 집이었다. 도시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80년동안 거주할 수 있는 서울의 낡은 적산가옥. 나는 민지와 서울에서 살 수 있다는 생각에 그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 즈음, 원주캠퍼스 자체가 완전자동캠퍼스로 전환을 추진할거라는 이야기와 함께, 대규모 시위가 예고된다. 집까지 찾아온 원주 총학생회 사람들에게 나는 동조하지 않는다. 민지는 대의를 위해 그들을 따라 원주로 떠나버린다. 동아시아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우리의 반지하 집이 물에 잠긴다. 로버트와 함께 성수동의 폐공장에서 bmw320d의 웨이퍼를 탈거하는데, 경찰이 들이닥친다. 로버트는 웨이퍼를 복합기에 연결해 스캐너를 활용하여 아버지와 대화를 시도한다. 나는 그런 로버트를 중곡동에 내려준다.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고 새벽 내내 원주를 향해 차를 몬다.

학교 건물 앞에서 수많은 완전자동로봇들이 학생시위대를 포위하고 있다. 나는 그것들 너머에 차를 대고, 내려서 민지를 향해 걷는다. 민지는 시위대 속에서 회를 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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